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약사여래의 열두가지 본원과 공덕, 그리고 그 신앙의 이익을 설한 「약사경」 「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(藥師溜璃光如來本願功德經)」의 줄임말이다.
이 경의 범어 명칭은 bhagavan-bhaisajyaguru-vaiduraya-prabhana-visesa-vistara이며, 흔히「약사여래본원공덕경」이라고 번역된다. 현재에 전하는 「약사경」의 한역본(漢譯本)은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. 곧 중국 수(隨)나라의 달마급다(達磨汲多,?~619)가 번역한 「불설약사여래본원경(佛說師如來本願經)」1권과 당나라 현장 삼장(玄裝三藏, 602~664)이 번역한 「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(藥師溜璃光如來本願功德經)」1권, 그리고 당나라 의정 삼장(義淨三藏, 635~713)이 번역한 「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(藥師溜璃光七佛本願功德經) 2권이 바로 그것이다. 위의 세 가지 번역본은 내용의 구성에 있어 서로 약간씩 차이를 지닌다. 대강의 내용과 함께 그 차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.


서론에 해당하는 <서분>에서 12대원을 세워 열거하였고, 본론에 해당하는 <정종분>에는 이 경의 공덕과 위신력을 설명하였다. 그리고 결론에 해당하는 <유통분>에서는 12신장과 수십만의 야차신이 삼보에 귀의하고 불법을 옹호할 것을 나타냈으며, 끝으로 이 경의 유행광통(流行廣通)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.

<서분>에 역시 12대원을 두었으나 그 내용은 앞의 본원경의 그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. 정종분에서 경의 공덕을 설하는데, 특히 약사여래가 아득한 옛날에 보살만행을 닦은 공덕으로 성불하여 일체 중생의 병고를 구제하게 되었다는 요지로 전개되었다. <유통분>에서는 역시 12신장과 야차신 등의 삼보(三寶)에 대한 귀의를 말하고 있다.

<서분>에서 앞의 두 본과 달리 8대원을 서원하였음을 나타냈다. 여기에서 문수보살도 보살도를 행할 때에 8대원을 세웠음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. <정종분>에서는 7불 가운데 처음 2불이 각각 8대원을 서원하고, 다음 4불이 각각 4대원을 서원하며, 마지막으로 1불이 앞의 두 본에서와 같이 12대원을 서원하고 있는 차이가 나타난다. <유통분>에서는 앞의 두 본과 마찬가지로 12신장이 이 경과 이 경을 독송하는 이들을 보호할 것을 서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.

위의 세 가지 경전 가운데 가장 널리 독송된 경전은 현장 삼장의 「약사유리광본원공덕경」이다. 우리나라 신라시대의 유명한 학자인 태현(太賢)스님의 「약사경」에 대한 해설서인 「본원약사경고적기(本願藥師經古迹記)」도 현장 삼장의 이 번역본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다.
「약사경」은 문수보살이 부처님께 '말세의 중생들이 업장을 소멸하고 이롭고 안락한 길을 알려주십시오'하는 청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한다.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문수보살에게 약사유리광여래가 보살도를 행할 때 세운 12가지 서원과 그 공덕, 그리고 중생들이 약사여래를 믿고, 기도하는 이익을 차례로 설명하신다.

우선 약사여래가 보살도를 닦을 때 세운 12가지 서원을 요약하면 이러하다.
제1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그 나라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이 32상과 80가지 거룩한 모습을 구족하게 할 것, 곧 상호구족(相好具足).
제2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몸의 안팎이 유리처럼 투명하고 해와달보다 더욱 빛나게 장엄되며 저승의 중생들도 모두 밝게 깨우쳐서 하고자 하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게 할 것. 곧 광명편조(光明遍照).
제3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한량없는 지혜와 방편으로 모든 중생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마음껏 얻게 하여 항상 넉넉하게 할 것. 곧 구만족(所求滿足).
제4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삿된 길에 빠진 중생들이 깨달음의 바른 길에 들고 소승은 대승으로 돌아오게 될 것, 곧 안립대승(安立大乘).
제5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모든 중생들이 청정한 행을 닦고 모두 삼취정계를 갖추게 되며, 설사 죄를 범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악도에서 떨어지지 않게 할 것, 곧 지계청정(持戒淸淨).
제6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몸이 성하지 않은 불구의 모습으로 온갖 괴로움을 겪는 이라도 자신의 이름을 들으면, 온 몸이 성하게 되고 모든 질병과 병고가 사라지게 할 것. 곧 제근구족(諸根具足).
제7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가난 고독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한 번만이라도 들으면 온갖 장애가 다 사라져서 안락을 얻게 될 것, 곧 제병안락(際病安樂).
제8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여인이 자신의 처지를 버리고자 한다면 그때 바로 자신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장부의 모습을 갖추게 되고 위없는 깨달음을 얻게 할 것, 곧 전녀성남(轉女成男).
제9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모든 중생들이 악마 외도의 구렁에서 벗어나 올바른 생각을 갖고 보살행을 익혀서 성불하게 학 것, 곧 거사취정(去邪趣正).
제10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국가로부터의 재난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고난을 만났을 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그 복덕으로 모든 고난과 액난을 벗어나 해탈을 얻게 할 것, 곧 식재이고(息災離苦).
제11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을 당하는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생각하면 그 공덕으로 맛있는 음식을 얻고 참다운 진리의 기쁨을 맛보게 하여 마음을 안락하게 할 것, 곧 실갈포만(食渴飽滿).
제12대원 :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, 가난에 헐벗은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생각하면 중생들이 바라는 대로 온갖 옷과 패물을 얻어서 마음에 만족하게 할 것, 곧 장엄풍만(裝嚴豊滿)

약사유리광여래는 위의 열두가지 미묘하고, 거룩한 서원을 세우고 보살도를 행하여 부처님이 되셨다. 그래서 그 국토는 한결같이 청정해서 여자다 남자다 하는 구별이 없고,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에 원하는 대로 이루어져서 극락세계처럼 찬란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이룬 것이다. 또한 이 국토에는 수없이 많은 보살 가운데서도 으뜸인 일광편조보살과 월광편조보살이 있어서 약사유리광여래의 정법보장을 지니고 좌우에서 모신다고 한다.

이 약사경은 약사여래가 보살도를 행할 때 세운 12대원과 성불한 약사여래를 모시는 두 보처보살을 소개하고, 다시 부처님은 약사여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이 경전을 지니는 공덕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하신다. 이 가운데 앞부분은 약사여래가 세운 12가지 서원대로 중생들의 근심과 고통을 제거해 주어 중생들이 이익과 안락을 얻게 됨을 여실하게 가르쳐주는 내용이다.